김지신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상담사례 시리즈(7) -산만하고 공격적인 정민
  글쓴이 : 김지신     날짜 : 10-07-22 18:42     조회 : 3786    

 

산만하고 공격적인 정민 

 

 

  최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혹시 내 자녀가 해당되지 않는지 상담문의도 자주 오는 편이다. 오랜 상담경험 속에서도 산만한 아동의 기질적, 정서적, 인지적, 행동적 특성을 연령변화에 따라 세밀하게 평가하고, 치료적 접근을 하는 일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정민이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이다. 정민이는 아침에 엄마가 안깨웠기 때문에 늦는다고 화를 내기 시작한다. 옷 입는 것도 챙겨주지 않으면 땀범벅이 되어있는 어제 옷을 그냥 입는다. 책가방은 항상 뒤죽박죽. 전날 저녁에 챙기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정민이만 생각하면 걱정이 애끓는다. 하지만 근무부담이 많아서 세세하게 챙겨줄 시간과 여유가 없다. 정민은 방과후 수업이나 학원수업으로 거의 엄마 퇴근시간까지 바깥 일정을 보내고 거의 여섯시가 지나 집에 들어온다. 오자마자 TV, 컴퓨터 앞에 앉으면 거의 저녁시간을 훌쩍 넘긴다. 아홉시나 되어서 숙제를 펼치면 졸립다, 하기 싫다고 하고, 특히 동생에게 과도하게 공격적인 언어와 행동을 표현한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축구를 하는데, 친구들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항상 짜증, 화내는 일이 생기고 다툼이 잦다.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상담실을 방문하게 된 정민의 심리평가 결과는, 주의력결핍, 충동성, 사회적 미성숙, 정서조절 취약 및 부모에 대한 거부와 반항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친구관계가 아직 부정적이지 않고, 엄마에게 화를 투사하기는 하지만 우울감이 심한 상태는 아니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초등 고학년까지 이어졌다면 아동은 친구관계, 학습에 까지 더욱 힘들어졌을 것이다.

정민에게는 엄마의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유지가 필요했다. 또한 일상생활이 규칙적이 되도록 환경적인 안정감을 형성하였다.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하지 마라’라고 통제만 하기 보다는 충족되지 못한 욕구들에 대해 정서적으로 수용해주고 운동을 포함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함께 찾아보기로 하였다. 더불어 엄마의 우울감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였다. 이제껏 속으로만 걱정해왔던 아이의 취약한 부분에 대해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니 엄마는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며 힘을 내어 보겠다고 상담실 문을 나섰다.

 

 

* 내일신문 제 144호(10.07.20 ~ 07.26)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