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개인차가 가장 큰 과목

우스갯소리로, 아기가 응애응애~~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는 ‘우리 아기 영어공부 어떻게 시킬까’ 고민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상당수 어머니들이 어린 자녀를 위한 영어 유치원, 영어학원, 영어 프로그램 등 영어 학습방법을 선택하기 어렵다고 한다.

필자가 만나는 몇몇 아이들의 영어학습에 대한 반응을 들어보았다. 7살 영지는 현재 영어유치원에 2년째 다니고 있다. 원어민 선생님으로부터 들리는대로 자연스럽게 말을 익히고 있으니 발음이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해 보인다. 하지만, 영지는 수줍음이 많아서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기를 부끄러워하고 주의지속력, 암기력이 낮아서 스펠 외우고 쓰기를 힘들어한다. 8살 영주는 영어학습지로 오랫동안 공부해왔다. 영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학습을 지루해하고 ‘무슨 과목이 가장 재미있느냐?’고 물어보면 가장 끝순위가 영어라고 한다. 3학년 영진이는 영어가 정말 싫다고 한다. 영어마을에 갔을 때 게임하고 활동하는 것은 재미있었는데, 영어 학원숙제 하는 것이 너무 귀찮다고 한다. 실제로 영어실력은 거의 바닥수준이다.

영어를 좋아하고 잘 하는 아이들도 있다. 9살 영인이는 영어 노래 부르는 것이 즐겁고 한글보다 영어가 더 잘 외워진다고 한다. 꾸준히 학습한 내용들이 쌓여서 문장을 이해하고 필요한 표현도 제법 잘 한다. 영어선생님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영인이와 비슷하게 영어를 좋아했던 6학년 영호는 중, 고등학교 영어수준에 이르렀다.

필자가 잘 알고 있는 영어교사는 영어만큼은 개인차가 가장 큰 과목이어서 아동의 특성에 맞추어 교육해야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학년별 수업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초등 저학년까지는 영어의 실력차가 두드러지지 않겠지만, 영어를 본격적으로 학습해야하는 고학년 때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나 무기력감이 생긴다면 이후의 영어학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영어공부, ‘이미 늦었다’는 말은 없다고 본다. 자녀의 장래를 장기적으로 보고, 아이의 성격적, 인지적 특성과 현재 영어에 대한 생각, 학습방법, 성취결과 등을 점검해 볼 것을 제안한다. 특히 영어를 싫어할 때는 그 이유와 대안을 찾아야 한다. 겨울방학 앞두고 어느 학원, 어느 선생님이 잘 가르치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의 특성을 세밀히 파악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 내일신문 제 161호(10.11.26 ~ 12.2)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