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잘 하는 것만 있기 보다는 부족한 것도 있게 마련이다. 부모들도 학창시절에 하기 싫은 과목 또는 공부를 해도 성적이 잘 안나오는 과목이 있었을 것이다. 부모가 못한다고 성화를 하고 더 잘 하라고 다그치면 아이는 기운이 빠지거나 때로는 짜증을 내게 된다.

아이들 중에는 공부 자체에 대한 무력감에 빠져서 학교나 학원 수업을 소홀히 하고 평가를 받을 때에도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 아이들은 좋은 점수를 받고 싶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부 잘 한다는 칭찬과 주목을 받고 싶어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해야할 내용이 많아지고 어휘력, 사고력, 연산능력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성실한 태도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초등 6학년 연후는 책읽기와 사회과목을 가장 좋아한다. 반면 수학능력은 많이 부족하다. 기본 개념이 이해가 잘 안되고 어느 때부터인지 수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서 간단한 연산이나 거스름돈 계산도 계산기를 써야 답이 나온다고 한다. 연후 부모는 성적을 볼 때 높은 점수는 당연하다는 듯 후루룩 지나치고 평균 이하 또는 가장 낮은 점수를 유심히 살핀다. 따라서 연후의 수학성적은 항상 지적의 대상이 된다. 수학으로 지적을 많이 받아서 연후가 다른 아이들보다 잘하는 과목인 국어, 사회과목에 대한 자신감마저 없어졌다. 중학교 2학년인 정후는 작년 여름방학에 뉴질랜드 어학연수를 다녀온 이후 영어에 대한 열등감이 더 심해졌다. 영어 잘 하려고 간 것인데 결과적으로 잘하는 아이들 틈에서 자신은 못한다는 생각이 더 깊어졌고, 어머니는 매번 어학연수도 다녀왔는데 영어성적이 왜 이렇게 낮은지를 캐묻곤 하신다.

해마다 입시철이 되면 자녀의 성적이 높을수록 진로에 대해 선택범위가 넓고, 성적이 낮으면 갈 대학이 없다고 한다.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자녀가 모든 과목이 고른 성적이고 낮은 점수가 없지만 딱히 좋아하는 과목도, 하고 싶은 전공도, 가고 싶은 대학도 없다고 한다면 어떻겠는가? 자녀가 잘 하는 부분을 충분히 격려해주고, 조건없이 칭찬해주고, 자녀의 생각을 반영하여 취약한 부분에 대한 개선책을 함께 찾는 부모의 지혜가 청소년에게 보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