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사회, 유능한 아이                

요즈음 부모교육 특강을 나가면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주제를 자주 언급한다. 나만 잘 먹고, 나만 뛰어나면 누가 알아줄 것인가,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어야 의미있는 삶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앞서야 하고, 먼저 배워야하고, 경쟁적이 될 것을 기대하게 되었고 그렇지 못하면 상대적인 열등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 초등학교 1학년 연두

연두는 외동이이다. 집에서 책보는 것을 좋아한다. 컴퓨터 게임 속에서 친구를 만나지만, 실생활에서 친하게 노는 친구는 거의 없다. 연두는 부모와 친밀하게 지내고 학업도 잘하고 있다. 그런데 여럿이 있으면 편치 않고 어울리는 활동은 빠지고 싶어한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있어본 경험이 너무 적다.

* 고등학교 1학년 석호

석호는 요즈음 어머니와 심각한 냉전 상태이다. 석호는 초등학교 때부터 가족보다 친구가 우선이고, 의리의 사나이로 통했다. 그런데 중학교 이후 친구들 관리(?)하느라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고등학생이 된 지금, 석호어머니는 '친구는 이제 그만', 대학 들어갈 때까지 개인적인 삶 즉 공부에만 충실하라고 선언하셨다. 석호는 '그건 엄마생각'이라고 본다.

대부분 부모들이 자녀의 사회성 발달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공감한다. 반면, 학습에서만은 양보하지 말고 실속을 챙길 것을 기대한다. 연두는 친구와 어울리는 경험이 많이 필요하고, 석호는 개인적으로 가치있는 일과 사회적으로 함께 하는 일간의 균형을 찾아야할 시점이다. 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의 학력과 직업적 지위가 월등하게 높은 반면, 정서적으로는 여유가 없고 다른 사람 입장을 살피지 못하여 자녀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키우지 못하는 부모들을 대면하게 된다. 유능한 아이란 부모의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책임감을 키워가며,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그 속에서 기쁨을 누리는 아이이다. 이러한 아이가 정서적, 지적, 사회적으로 조화로운 발달을 이루어서 유능감과 리더쉽을 발휘하게 된다.

내일신문 제61호(2008년 11월 18일~11월 24일)에 개재한 원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