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은 부모가 되기는 어렵다

아이들에게 어른이 되어 어떤 부모가 되길 원하는지 물어보면, 가장 인기있는 대답은 “친구같은 부모”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곰곰 따져보면 부모는 친구가 될 수는 없다. 부모는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고, 교육시킬 의무가 있다. 부모가 친구처럼 “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우리 같이 ~~하자” 식으로만 대한다면 그것은 자녀를 방임하는 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도 적절한 타이밍에서 자녀와 눈높이를 같이 하고, 명령이나 훈계 대신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활동에서 즐거움을 맛볼 것을 제안한다.

초등학교 2학년 선아엄마는 선아를 위한 일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에 깨우기부터 밤에 재우기까지 거의 모든 일과를 관리감독하는, 그야말로 매니저이다. 그 중에 친구같은 엄마역할은 없다. 선아가 한가로이 있는 것을 지켜보지 못한다. 친구까지도 공급(?)해준다. 선아는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는 경험도 없고, 의욕도 없다.

중학교 1학년 송민이는 친구가 엄마보다 좋다. 친구에게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다 털어놓지만, 집에 들어오면 자기 방문을 꽝 닫아버린다. 송민이 엄마는 사춘기 아들에 대한 서운함과 동시에 허탈감 심지어 배신감까지 느껴진다고 한다..

친구같은 엄마가 되기는 어렵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러한 관계가 활력소가 된다. 지나치게 간섭하는 ‘관리형’ 엄마, 성장하면서 부모 품을 떠나가는 것에 대해 속상해하는 ‘삐짐형’ 엄마, 학업 이외에는 틈을 만들지 않는 ‘조임형’ 엄마들을 아이들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10회 시리즈 칼럼에서는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또한 가정에서 쉽게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과 부모의 역할들을 제시할 것이다.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부모가 노력하고 애쓰는 만큼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아이들과 통하면 부모가 원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그 첫 단계는 부모 기준이 아닌, 아이들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인생 경험을 되감기하여, 부모 자신의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로 되돌아가 보자. 부모와의 관계에서 어느 순간 가장 즐거웠고, 어느 순간 가장 억울했던가. 요즈음 아이들이 할 일이 많아서 불쌍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내 자녀에게는 내 어릴 때 가장 원망했던 부모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는가

* 내일신문 제86호 (09년5월 19일~5월 25일)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