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전략이 부모보다 한수위

아이들과 다양한 수준의 게임을 하다보면 ‘아이쿠~~ 내가 졌다’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반가운 신호일게다. 아이들의 생각과 전략이 자라나고 있다는 뜻이니.

전략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게임으로 바둑, 장기, 체스를 들 수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녀간의 훈훈한 대화 대신에 방과후 교실이나 학원에서 배우는 아이들이 더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게임시장에도 ‘영어교육용’ 이라든지, ‘멘사추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부모의 눈길을 끌고 있다.

초등 3학년 경민이는 요즈음 체스에 푹 빠져있다. 아빠가 일찍 들어오는 날이면 체스하자고 조른다. 처음에는 아빠가 아이의 수준에 맞춰주는 편이었고, 말의 진행을 물러달라는 요청이 자주 있었다. 최근에는 경민의 실력이 훌쩍 올라가서 대등하게 게임을 하고 경민이가 이길 때가 많아졌다. 아빠가 잠시 딴생각을 하면 아빠를 협공하고, 아빠의 왕이 이곳 저곳 피신하는 신세가 된다.

중학교 1학년 연수는 전쟁게임을 좋아한다. 물론, 온라인 총싸움 게임은 아니다. 군사들은 계급에 따라 공격력이 다르고, 이들을 지휘하는 작전이 필요하다. 중요한 장군은 후방에 배치되고, 약간은 속임수전략도 유용하게 쓰여진다. 연수는 주로 형하고 이 게임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형이 바쁘고 게임할 시간이 없다고 하여 게임 상자가 빛을 못보고 있다.

게임을 하면 학습에 방해가 되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일단 접어두자. 게임을 통해 생각하는 방법을 넓히고 문제해결방식도 생긴다. 특히 전략을 사용하는 게임에서 아이들은 이기려고 집중을 하고, 최선을 다해서 도전하게 된다. 게임에만 몰두하고 다른 일을 소홀히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지, 게임 자체는 유익한 점이 많다. 특히 가족이 함께 전략을 사용하는 게임을 하면 가족화목에도 도움이 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추천 전략게임

* 바둑, 오목(입체사목), 장기, 체스

가장 친숙한 게임들. 바둑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겨루어보자.

* 루미큐브, 다빈치코드

숫자를 연결하거나 공통점을 찾고, 추리하면서 숫자와 친해지는 게임들.

* Stratego, 클루

전쟁의 지휘관이나 범인을 잡는 명탐정이 되어서 작전을 발휘하는 게임들.

아이들 눈빛이 지혜로 반짝일 때 부모 마음도 든든함이 느껴질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어려운 게임에 도전해보자.

* 내일신문 제90호 (6월16일~6월22일)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