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귀기울여주는 자녀인생 파트너

부모들은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몸 건강하고, 잠 잘자면 되었지’ ‘돈벌 걱정이 있나, 직장 스트레스가 있나’ 식으로 걱정 없고 편안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다르다. 부모가 이해하기 어려운 자녀들의 속사정은 있게 마련이지만, 특히 요즈음 아이들에게는 고민이 많다.

초등 3학년 정희는 친구들간에 따돌림당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학기 초에는 친하게 지냈던 아이들이 같은 반 인기짱인 연수에게 다가가고 있다. 자기들끼리 속닥거리고, 몰려 다니는데 정희는 끼워주지 않는다. 정희는 학교 가기 싫다고 한다. 10살 아이가 너무 안쓰러워 보이는데, 그렇다고 부모가 학교에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하기엔 민감한 상황이다.

중학교 1학년이 된 철희는 성적이 떨어져서 얼굴빛이 어둡다. 초등학교까지는 반장도 하고 리더쉽있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중학교 첫 중간고사를 잘못 치루고 자신감 뚝 떨어지면서 친구관계에서도 밀리는 기분이다. 철희 부모는 처음에는 공부하라고 호통을 치다가 지금은 아이 마음을 읽어주려고 애쓰고 있다.

아이들은 친구관계, 학습, 운동능력, 외모 등 여러 측면에서 열등감을 경험한다. 아이들에게 ‘니가 최고야’ ‘우리 아이가 제일 이쁘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식의 부모의 막연한 위로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못한다. 부모는 좀 더 진실되게, 아이의 입장을 공감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보이는 표정, 눈빛, 기분, 마음 씀씀이 등 비언어적인 메시지들을 충분히 수용해주고, 아이들의 하소연도 비판없이 들어주어야 한다. ‘우리 아이는 도대체 내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하는 부모들에게는 먼저 아이의 말을 들어줄 것을 당부한다. 한마디 듣고 다섯마디, 열마디 충고하면 아이들은 다시 말문을 닫는다. 대화는 진실되게 들어주기로 시작된다.

부모들이여~~~ 어렸을 때 인자하고 너그러운, 그러면서 지혜롭고 현명한 부모의 모습을 기대하지 않았던가. 아이들의 고민을 아이 입장에서 들어주고, 함께 풀어가는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자.

* 내일신문 제 95호(09년 7월 21일 ~ 7월 27일)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