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초등학교 1학년생 어머니의 하소연이다.

“우리 아이는 시간만 있으면 컴퓨터에 매달려있고 도무지 아이들과 노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요.”

요즈음 아이들과 함께 놀기 보다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를 좋아하는 초, 중학생들을 자주 보게 된다.

“친구란 누구인가?”

친한 친구, 친하지 않는 친구의 구분은 어떻게 되는가?

같은 나이, 같은 반이라고 해도 “쟤는 친구가 아니야” “ 그냥 우리 반 아이지” 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자주 본다. 자연스럽게 놀이할 수 있는 공간도, 시간적 여유도 없어진 요즈음.. 놀이나 운동을 위해서 또 다른 사교육 프로그램을 찾아야 된다는 서글프지만 대안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아이의 놀이 선호도나 성격특성에 따라서는 집에서 책보는 것이 좋고, 블록 조립하는 것이 즐겁다는 아이들도 있다.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담을 해 오면서 몇 가지 유형의 아이들에 대해서 안타까움이 있다.

첫째,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고, 사회적 관계가 불편하여 사이버 공간이나 혼자놀이에서 만족을 찾는 경우

--> A는 같은 반, 같은 학원 아이들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없다. 다만, 다른 아이들에 대해 관심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책을 보거나 컴퓨터게임을 하는 것이 재미있을 따름이다. 운동을 해도 축구처럼 함께 하는 것은 신경이 쓰이고, 그보다는 줄넘기처럼 혼자서 기록을 늘이는 것이 익숙하다.

둘째, 감정이나 생각, 판단의 면에서 다른 아이들과 공유하는 부분이 없는 경우

--> B는 애들이 연예인 좋아하고 TV드라마 보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유치하기만 하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고개를 돌려버린다. 왜 애들이 가수를 좋아하는지, 왜 연예기사를 살피는지.. 정말 짜증이 난다고 한다. B는 유행하는 것을 따르는 것 자체가 싫다.

셋째,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나 가치감을 갖지 못하는 경우

--> C는 학교 가는 것이 즐겁지 않다. 아침 등교길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왜 애들이 나를 싫어할까’, ‘애들은 나만 미워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조별 활동을 했는데 C가 화를 버럭 내었다. 다른 아이들은 C가 왜 화를 내는지 알기 어려웠다.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더불어 사는 사회에 익숙하도록 키워가는 것이 기성 세대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부모도 자녀도 개인적 공간과 사회적 공간의 조화로움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사회적 적응을 힘들어할 때 부모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요즘 애들이 다 그래.. 라고 아이들 문제인 것처럼 무책임하게 말하기 보다는, 자녀가 요즈음 또래관계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관심을 두고 살펴보았으면 한다. 자녀 세대가 경험하게 될 유능감이란 더불어 사는 삶을 편안하게 이끌어가는 능력에서 더 값지게 발휘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