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노릇, 롤모델 찾기가 어렵다

부모노릇 어렵다는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은 점차 놀 시간이 줄고, 배울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금 초, 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라 하면, 당신의 자녀들보다 초등학교 시절에 훨씬 많이 놀았다고 회상한다. 그 때 많이 놀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 부족함이 있다고 느끼는가. 놀이, 학습을 포함한 일상생활 모든 면에서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싶은데 따르고 싶은 롤모델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아이가 어떠한 모습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는가? 부모 개개인의 양육에 대한 가치관, 교육철학에 따라 이상적인 자녀상이나 바람직한 부모상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똑똑하고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바램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본다. ‘공부 잘 해서 좋은 대학가고 결혼 잘 하라’고 한다면 아이는 새침하게 반격할 것이다. ‘영어 공부해야 취직 잘 된다’고 말하면, 아이는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사회성도 설명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우리 사회에는 미묘한 이중 잣대가 있고, 눈치문화가 만연하고 있다. 친구들과 잘 지내되, 양보만 하면 지는 것이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되, 내 몫을 계산해서 나누어주어야 하고, 발표를 똑똑하게 하되, 잘난 척 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따끔하게 혼내라는 말도 사실은 애매하다. 어떻게 혼내는 것이 따끔한 것일까. 어린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조부모, 남편과 양육 가치관이 달라서 힘들어하는 아이 엄마들을 자주 만난다. 어떤 아이엄마는 무조건 받아주는 시어머니 때문에 아이를 혼내지 못해서 버릇이 없다고 하고, 어떤 이는 남편이 아이를 너무 무섭게 혼내서 모자신도 무섭고 긴장이 된다고 한다.

지식을 쌓고 학습 면에서 성취를 이루는 능력, 다양한 감정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삶은 이끄는 능력은 어느 시대, 어느 문화에서도 기본이 된다. 입시정책에 따라 준비해야할 요소가 달라지고, 빠른 변화에 민감한 우리 사회에서 부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원칙이나 기준 없이 자녀를 혼내고 재촉하는 부모라면 소신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내가 따를 롤모델’을 찾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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