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스트레스 그리고 불안과 우울

* 초등4학년 정인

정인은 항상 마음이 편치 않다. 학교를 가려하면 걱정이 앞선다. 아이들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나,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지적받으면 어쩌나, 갑자기 시험을 보면 어쩌나 등등. 때로는 수업시간에 엄마가 아프면 어쩌나 집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얼굴표정이 어둡다. 정인 엄마는 미리 걱정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하지만, 애써 참아보려 해도 잘 안된다.

* 중학교 1학년 지수

지수는 학교 공부가 힘들다. 숙제하기 싫고, 귀찮다. 수학 학원은 억지로 다니고 있고, 영어 공부는 지긋지긋하다. 공부는 그렇다치고, 요즈음은 친구랑 있어도 별 재미없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졌다. 그래서 학교 가기 싫다고 말했더니 엄마는 아직 공부해야할 길이 멀었는데 벌써 힘들어하면 어쩌냐고 지수를 궁지로 몰아간다.

정인은 불안수준이 높은 편이다. 구체적인 불안상황 뿐만 아니라 막연한 불안에도 견디는 힘이 약하다. 이런 아동에게 스스로 견디라고 강하게 요구하면 아동의 불안은 더 심해질 수 있다. 부모와 교사가 아동을 편안하게 이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 심리치료,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수는 우울수준이 높다. 우울하면 에너지수준이 낮아지고 기민성이 떨어져서 잠재지능에 비해 학업성취가 낮다. 자칫 게으르다, 노력을 안한다고 보여질 수 있는 우울한 아동, 청소년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밝은 미소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적절한 중재가 필요하다.

빨리 어른,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이 있다. 지금이 별로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런 자녀를 지켜 보는 부모도 편치않다. "애들이 뭐가 걱정이냐? 돈을 벌어오라고 하나 집안일을 도우라고 하나, 공부만 하는게 뭐가 그렇게 힘들어?" 이전세대의 어린 시절과 비교하는 부모라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다. 스트레스 많은 우리의 아이들. 좀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 입장에서 해법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