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로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공통적으로 다루어야하는 부분이 부모-자녀 관계의 문제이다. 자녀와의 갈등은 일상적인 수준에서 흔히 나타난다. 심각한 경우, 형제간 질투심이나 경쟁심이 극심하여 서로 적이 되기도 하고, 부모로부터 전혀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깊이 생각하거나, 자칫 불안정한 친구관계로 연결될 수도 있다.

초등5학년 유민이는 엄마가 시키는 것은 무조건 거부한다. 방정리도 싫고, 씻는 것도 귀찮다. 유민이는 엄마가 누나한테만 잘해준다고 생각한다. 아빠는 너무 무서워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유민이는 집에 있기 싫고, 친구들과 피씨방 가는 것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석주는 엄마가 야속하다. 석주는 엄마가 자신에게는 ‘니가 알아서 해’라고 하면서 남동생에게는 먹을 것, 학교 준비물, 옷가지 등 모든 것을 돌봐주신다고 생각한다. 석주는 외로움을 느끼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다, 학교에서도 존재감이 없고 친구도 없다.

자녀와의 갈등을 풀어가는 부모 프로그램은 개인상담 또는 소집단으로 진행된다. 특히 청소년기 자녀에 대해서는 부모가 자녀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녀가 보이는 말과 행동에 귀를 기울여서 공감해주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부모 자신의 중년기 특성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앞으로 어떠한 삶을 계획하고 있는가. 청소년을 잘 키워서 독립시키려면 동반자로서의 부모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유민어머니는 아이가 누나에 대해 열등감이 있음을 미쳐 몰랐다고 한다. 아들이어서 강하게 키워야한다고 냉정하게 다루었다고 한다. 유민어머니는 아들과 대화의 시작이 어려웠지만, 아이가 표현하도록 기다려주었다, 그 결과, 유민이는 친구에게 쏠려졌던 마음을 엄마, 가족을 향해 돌리고 있다. 석주어머니는 어려서부터 아들을 선호하는 부모님 밑에서 서글프게 성장해왔다고 한다. 딸을 잘 키우겠다고 다짐해놓고 현재 아들에게만 매달리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다고 하였다. 석주어머니는 딸의 어깨도 두드려주고 팔짱도 끼고, 함께 쇼핑도 갔다. 석주가 짜증을 내도 맞대응하지 않고 힘들구나~~ 하고 공감해 주기 시작하였다. 불신의 골이 깊어서 아직은 부딪힐 일이 많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관계 개선의 희망이 조금씩 보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