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함께 하는 놀이와 게임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대부분 부모들이 집에서 함께 놀아 주고, 주말이면 공원을 산책하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봄햇살이 피어나는 요즈음 산책나온 어린 아기와 젊은 부모들을 자주 본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배우는 스케줄이 생겨남에 따라, 부모는 여유롭게 놀아주는 상대자로부터 과제를 확인하고 학습을 독촉하는 학습매니저 역할로 변신(?)하게 된다. 초등학교 입학연령이 되면 상당수 부모가 아이방에 있던 놀잇감을 치우고, 학습과 관련되는 책들을 들여놓는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학교간 사이에 사촌 동생에게 놀잇감을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놀잇감 주인은 보물을 도둑맞은 것처럼 허탈감에 빠졌다.

분명한 것은 아이들에게 놀이가 곧 학습이라는 점이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 자발적으로 흥미를 갖고 새로운 것을 탐색하며 숙달감을 경험한다. 학교놀이, 소꿉놀이, 숨바꼭질을 통해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그 속에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경험하며 사회성도 발달해간다. 블록조립, 비행기 만들기를 하면서 미래의 과학자 꿈을 키워가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서 장차 운동선수가 되고자 한다.

아이의 연령과 선호도에 따라 여러 가지 놀이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때 부모는 멋진 게임 파트너가 될 수 있다. 7살 현수는 어리지만 체스와 바둑을 좋아한다. 아빠로부터 배운 실력이 제법이다. 현수는 주말에 아빠와 체스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초등 2학년 영아는 지금도 인형놀이를 좋아한다. 인형들에게 말을 걸고,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영아가 인형놀이할 때 엄마가 배역을 맡아서 함께 놀이를 하기도 한다. 영아는 엄마에게 할 말을 인형놀이를 통해 표현한다. 6학년, 4학년 남매를 둔 김선우씨 가정에서는 저녁 시간에 가족이 함께 카드게임이나 보드게임을 자주 하는 편이다. 카드게임을 통하여 규칙을 익히고 전략을 세우며 승패에 대한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되, 결과를 받아들이는 사회성을 경험한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온 가족이 평등하다는 경험도 한다.

컴퓨터게임, 사행성게임 등 ‘게임’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고, TV화면에 비치는 벌주기 위한 게임은 웃으면서도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즐거움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표현하면서 풀어내고, 훈계가 아닌 명쾌함이 오가는 가족게임을 적극 권하고 싶다.